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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팀 버튼의 원더랜드.

by laneahmik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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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포스터 (출처 구글 이미지)

 

앨리스의 환상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깜깜한 구멍 속으로 떨어지면 이상한 동물들이 나타납니다.” 어릴 때부터 특이한 꿈을 반복적으로 꾸던 앨리스 킹슬리.’ 그런 그녀의 아버지 찰스 킹슬리는 앨리스의 터무니없는 꿈 이야기를 자상하게 들어주는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었고, 앨리스는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한곳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그녀가 19살이 되던 해. 앨리스는 복장에 대한 잔소리를 들으면서 어머니와 함께 마차를 타고 본인만 모르는 앨리스&해미쉬 약혼파티에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약 100명은 되는 것 같은 사람들을 앞에 두고 해미쉬의 청혼을 받게 된 앨리스. 그녀는 분위기에 떠밀려서 청혼을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던 그때! 그녀의 눈에 익숙하지만 낯선 흰토끼 한 마리가 나타나고, 앨리스는 망설임 없이 항상 자신의 꿈에 등장하던 토끼를 쫓아 힘껏 뛰어갑니다. 앨리스는 눈앞에서 사라진 토끼를 찾기 위해 잘린 나무를 살펴보다가 나무 밑 구덩이 속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말을 하는 꽃, 특이한 쌍둥이, 입이 찢어지도록 웃는 고양이까지 이 모든 정상적이지 않은 것들이 그녀를 아는 척하며 말을 걸어옵니다. “혹시 꿈인가?” 이상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 이곳에서 앨리스의 환상적인 모험이 시작됩니다.

 

팀 버튼 감독의 앨리스.

이 영화의 원작은 루이스 캐럴의 소설이며 다이어리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될 정도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클래식 작품입니다. 이렇게 사랑받는 원작에서 가지고 온 모티브에 팀 버튼 감독의 색을 입혀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팀 버튼 버전의 앨리스는 상반되는 평가를 받습니다. 우선 팀 버튼 감독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기괴함입니다. 이 기괴함은 팀 버튼 감독이 디즈니를 퇴사하게 했고, 우리가 완전히 달라진 배트맨을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의 다른 작품을 함께 보면 불쾌한 것 같지만 불쾌하지 않은 기괴함이 무엇인지 한 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실사영화에서도 감독 특유의 기괴함과 영상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더불어서 독특한 색감의 원더랜드를 보며 1시간 25분의 러닝타임 동안 꿈을 꾸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원작의 애니메이션에서 원더랜드가 요술 나라 같다면 팀 버튼 감독의 원더랜드는 정말 이상한 나라 같습니다. 또 원작 스토리가 요술 나라 구경하기라면 팀 버튼 감독의 앨리스 스토리는 이상한 나라 구원하기의 느낌입니다. 이렇게 아기자기한 원작과 달리 재버워키와 맞서 싸우는 액션 어드벤처 스토리 진행으로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나누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혹평과 흥행은 상관이 없다는 듯 이 작품은 2010년 기준으로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술상, 의상상을 수상하며 팀 버튼 감독의 연출작 중 최대의 흥행작으로 기록됩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숙녀 앨리스

영화의 시작점에서 어린 앨리스가 그녀의 아버지 찰스에게 꿈 이야기를 하며 제 머리가 이상해진 건가요?”라고 묻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녀의 물음에 찰스는 그런 것 같다. 넌 비정상이고, 확실히 이상해라고 말하며 그의 말에 겁먹은 듯 눈이 동그래진 앨리스에게 말을 덧붙입니다. “하지만 이건 비밀인데, 멋진 사람들은 다 이상해.” 영화를 보면 이 대사가 곧 이야기의 결말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로 돌아온 앨리스는 해미쉬의 청혼을 확실하게 거절하고, 걱정하는 어머니를 보며 더 보람 있는 일을 찾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해미쉬의 아버지는 사업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앨리스에게서 친구였던 찰스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그렇게 아버지 찰스를 닮은 앨리스에게 며느리가 되지는 못했지만, 내 회사의 견습사원은 되어주렴.”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더 넓은 세상에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고, 힘차게 배에 오르며 출항을 준비하는 앨리스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만약에 앨리스의 아버지도 그녀의 꿈 이야기를 들으면서 쓸데없는 꿈이라고 반응했다면, 멋진 사람들은 다 특이하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다면 앨리스는 어떤 여성이 되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결말처럼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숙녀 앨리스로 성장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처럼 주어진 대로 순종하며 살아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다수의 사람들이 정해놓은 평범함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특이한 사람, 이상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사회에서 특이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저에게도 어린 앨리스와 찰스의 대화 장면은 꽤나 울림이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 장면을 나만의 명장면으로 담아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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