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gled
영화 '라푼젤'은 '네이슨 그레노'와 '바이론 하워드'가 감독을 맡아 디즈니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상영 등급은 전체관람가로 온 가족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코미디, 판타지, 뮤지컬, 멜로/로맨스 장르답게 100분의 상영시간 동안 다채로운 재미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림형제의 동화 <라푼젤>이 원작이지만 새로이 각색된 부분들이 있어서 원작과 다른 부분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한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주인공 라푼젤은 긴 금발의 18살 소녀인데, 원작과는 다르게 머리카락이 치유의 능력을 가졌습니다.
라푼젤의 나라 <코로나 왕국>
작중에서의 라푼젤이 사는 나라는 코로나 왕국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영화에서 표현한 코로나 왕국이 어떠한 하나의 나라만을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니라, 유럽의 다양한 문화를 가져와서 매력 있게 연출되었습니다. 이를테면 라푼젤을 본 사람들이 명장면으로 이야기하는 등불을 날리는 장면은 폴란드를 떠오르게 합니다. 또 건축양식, 자연 풍경 등은 독일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듯 라푼젤의 코로나 왕국은 유럽의 여러 문화가 합쳐져 신비롭고, 아름답게 표현된 나라입니다.
공주님이 탑에 갇힌 이유
코로나 왕국에는 '마법의 황금 꽃'이 있습니다. 임신 중인 코로나 왕국의 왕비가 출산을 앞두고 위독해지자 '마법의 황금 꽃'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왕은 꽃을 찾기 위해 모든 병력을 투입하여 황금 꽃을 찾아 헤매었고, 며칠 동안의 수색 끝에 마법의 황금 꽃을 찾아냅니다. 다행히 왕비는 꽃을 우려낸 물을 마시고 회복되었고, 금발의 공주 라푼젤을 낳았습니다. 이렇게 행복한 날들만 펼쳐지면 좋았겠지만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사실 왕의 병사들이 발견한 마법의 꽃은 '고델'이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꽃이었고, 바구니에 꽃을 숨겨 가려고 했지만 실수가 생기는 바람에 병사들이 발견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델은 절대로 자신의 젊음을 포기할 수 없었고, 이내 왕궁에 몰래 침입하여 '치유의 노래'를 부르면 라푼젤의 머리카락이 마법의 꽃과 같은 효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고델은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서 가져가려고 하는데, 잘린 머리카락은 고델의 생각과 달리 마법의 힘이 없었습니다. 결국 고델은 아기 라푼젤을 납치하여 자신만 알 수 있는 탑에 가둬둔 후 엄마인 척하면서 라푼젤을 키우게 됩니다. 당연히 라푼젤이 없어진 이후로 나라는 라푼젤을 찾기 위해 난리가 나는데, 고델은 완전 범죄를 위해 라푼젤에게 탑 너머 바깥세상은 너무나 무섭고,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절대로 바깥세상에 나가면 안 된다고 라푼젤을 세뇌시킵니다. 그렇게 라푼젤은 무려 18세의 소녀가 될 때까지 탑에서 성장합니다.
성장형 캐릭터의 정석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18년 동안 탑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살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설정이 있어야 영화가 진행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스킵 된 라푼젤의 성장과정을 상상해 보게끔 합니다. 다소 말괄량이처럼 성장한 라푼젤을 떠올려보면, 자신의 생일 때마다 떠오르는 등불들이 실제로 보고 싶었던 라푼젤은 "한 번쯤은 나갔다가 돌아와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무조건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라푼젤은 작중에서 18년 동안 한 번도 탑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엄마라고 알고 있었던 '고델'의 세뇌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겠지만 스스로도 바깥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모험을 할 자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플린 라이더'가 탑으로 도망쳐오는 바람에 라푼젤은 굉장히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 '공주'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일명 '백마 탄 왕자'가 무조건 등장합니다. 공주가 주인공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공주는 늘 무기력하게 위험에 빠지고,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면 왕자님은 마치 마법사처럼 공주가 위험에 빠지면 구해주고, 살려주고, 도와줍니다. 하지만 영화 라푼젤에서 플린 라이더는 왕자님도, 마법사도 아닙니다. 역경과 고난을 헤쳐나가는 것은 라푼젤이 하고, 마법도 라푼젤이 씁니다. 플린 라이더는 그런 그녀에게 응원과 동기부여, 진심을 보여주면서 함께 움직이는 캐릭터입니다. 이런 '플린 라이더'라는 캐릭터 덕분에 앞으로 저에게 라푼젤은 성장형 캐릭터의 정석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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