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대한민국 독립군 대장

영화 영웅 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안중근

1879년 9월 2일 대한민국의 역사에 영웅으로 기록될 한 남자가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말타기, 사냥에 재능을 보였습니다. 그러던 1904년 일본의 강압에 의해 외교권 박탈 등의 불합리한 내용이 포함된 을사늑약이 체결되었고, '안중근'은 평양에서 경영하던 석탄상을 팔아 1906년 '삼흥학교(三興學校)'를 설립하고, '돈의 학교(敦義學校)'를 인수해서 인재 양성에 힘쓰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당한 방법으로는 나라를 바로 세우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1907년에 의병운동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1909년 2월 7일 안중근을 비롯한 12명의 동지들이 생사를 무릅쓰고 구국투쟁을 벌일 것을 손가락을 절단하여 맹세하는 '단지 동맹(斷指同盟)' 다른 이름으로는 '동의 단지회(同義斷指會)'를 결성합니다.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을 들은 안중근은 침략의 원흉을 처단하기 위해 준비합니다. 이후 1909년 10월 26일 일본인으로 가장하여 하얼빈 역의 군중들 틈에 섞여있었던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였고 '가와카미 도시히코'를 비롯한 네 명에게 중상을 입혔습니다. 이후 현장에서 러시아 경찰에게 체포된 안중근은 일본 관헌에게 넘겨져 '뤼순 형무소'에 수감되었고,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3월 26일 사형이 집행됩니다. 

 

영화 '영웅'

영화 '영웅'은 '안중근 義士'의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뮤지컬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2022년 12월 개봉한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장르도 뮤지컬, 드라마, 시대극, 전기, 액션으로 구분됩니다. 등장인물 '설희'의 일본식 이름, 사운드트랙 순서, 모스 부호 송신기를 사용하는 장면 추가 등 뮤지컬과는 약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총 17곡의 트랙리스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은 <누가 죄인인가>를 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 '설희'가 부르는 넘버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또한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이 넘버는 '명성황후'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일본에 복수하기 위해서 이토 히로부미에게 접근하는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 '설희'가 부르는 넘버입니다. 곡의 내용은 '을미사변(乙未事變)'을 다루고 있는데 을미사변(乙未事變)은 1895년 10월 8일 일본의 세력 강화를 위해 '미우라 고로'가 주도하여 일본인 자객들이 궁으로 침입하였고, 왕비의 침실인 '옥호루(玉壺樓)'까지 난입하여 명성황후를 살해하고, 시신을 불사른 사건입니다. 친일 세력들은 내각을 장악하여 사건을 묻으려고 했지만 명성황후 시해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건의 전말이 밖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일본에 대한 조선 국민의 감정은 점점 나빠져서 '을미의병'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는 '아관파천'의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나 비극적인 사건을 눈앞에서 목격한 인물 설희. 설희가 부르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는 잊고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면서 여운이 길게 남는 곡입니다.

 

대한민국 독립군 대장

개인적으로 뮤지컬 '영웅'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작품입니다. 학창 시절 예술계열 전공으로 학교에서 가끔 뮤지컬 갈라쇼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한 선배가 뮤지컬 넘버 중에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를 몰입하여 부르는 모습을 보고 뮤지컬 '영웅'에 크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작품 세 손가락 안으로 뽑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좋아하는 작품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서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뮤지컬보다 영화를 먼저 접하게 되는 사람들은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웅장함을 모르는 상태로 "대한민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 선생님 이야기 뮤지컬 영화처럼 만든 작품."이라고만 생각하게 될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영웅'을 감상하고 나서의 생각은 감상하기 전에 했던 걱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선 정성화 배우님이 뮤지컬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좋은 부분들은 잘 표현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뮤지컬'을 어떻게 '뮤지컬 영화'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듯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뮤지컬'에서 들을 수 있는 배우들의 풍부한 성량은 관객이 더욱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인데, 대부분 이쁘게만 다듬어진 소리를 낼 수 있는 발성으로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려고 해서 아쉬웠습니다. 물론 뮤지컬과 완전히 떼어놓고 본다면 영화 속의 배우님들 역시 훌륭한 가창력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외에도 다소 아쉬운 점들이 있어서 누군가 뮤지컬보다 영화 '영웅'을 먼저 보려고 한다면 뮤지컬을 먼저 볼 것을 추천할 것 같습니다.